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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사랑이야기 5

백수의 사랑이야기 2013. 1. 27. 10:51

백수 : 그렇게 꿀려고 노력을 해도 나타나주지 않던 지윤씨가 꿈에 나타났는데..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에 누가 날 깨우는겨..? 고개를 들었다. 눈이 확 뜨였다. 지윤씨가 내 눈 앞에 있는 것이 아닌가..? 오늘따라 더욱 더 화사하고 이쁘다. 근데 그녀가 왜 내눈앞에 있는거지? 주위도 너무 낯설다.. "지윤씨.. 여기 웬일이에요..?"

만화방아가씨 : 여기 웬일이에요? 한시간 늦은 걸루 몹시도 심하게 삐졌나 부다. 진짜 상당히 속이 좁은 놈이다. 그래도 내가 잘못한 거니 할 수 없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그래야겠다.

백수 : 아..맞다. 그녀와 영화보기로 했지. 그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깊이 잠들었었나부다. 지금이 몇시여..? 시계를 봤다. 맙소사 내가 세시간이나 잤단 말여..? 그녀를 보니 어이 없다는 표정이다. 날 많이 찾아 헤맨거 같다. 좀 찾기 쉬운데 앉아 있을걸.. 이걸 어쩌나..? 빨리 사과를 해야겠다.

만화방아가씨 : 이제는 시계까지 쳐다본다. 니가 도대체 얼마나 늦은 건지 알어? 그렇게 묻고 있는거 같다. 저런 녀석한테 잘보일려고 내가 미장원까지 가서 그 고생을 한걸까..? 짜증이 날려고 한다.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이 목젖까지 나오다 말았다. 근데.. 그녀석이 대뜸 조금은 더듬거리면서 여기 졸구 있는 나 찾느라고 많이 헤매지 않았냐며 미안해 한다. 그리고 그냥 가버리지 않고 찾아 주어서 고맙다고 까지 한다. 나참... 바보라고 해야 하나. 착하다고 해야 하나..
백수 : 이거 첫 만남인데.. 왜 이러냐 화상아.. 처음부터 이런 백수이미지를 줘버리다니..싹싹 빌며 사과를 했다. 다행히 그녀가 화가 풀린거 같다. 그녀가 씨익 미소를 지어보여 주었다. 휴... 그녀는 생각한 것처럼 성격이 가스통인거 같지는 않다. 그냥 가버리지 않고 날 끝까지 찾다니.. 다행히 영화 시작 전에 찾았구나. 다시 한번 그녀가 사랑스럽다.

만화방아가씨 : 조금 황당하다. 그녀석이 먼저 사과를 하다니... 혹시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닌가 싶기도하다. 그녀석 머쩍해 하는 얼굴을 보니 너무 순진해 보인다. 일부러 그러는 거는 아닌듯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석이 왠지 사랑스러워 보였다. 웃음두 나구... 계속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길래.. 괜찮으니까. 앞으로 그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자구 그랬다. 좀 맘이 찔린다.

백수 : 얼굴만 이쁜게 아니라 맘씨도 착하구나.. 하하. 그녀가 날위해 팝콘하구 음료수도 사왔다. 음 너무 황홀하다.


만화방아가씨 : 뻔히 다음 장면이 뭐 나올지 아는 이 영화가 기대되는 건 이녀석이 지금 내옆에 앉아 있기 때문일까..? 녀석이 팝콘을 혼자서만 먹고 있다. 광고보면서 저렇게 껄껄거리다니.. 결국 영화 예고편도 시작하기 전에 그 많은 팝콘 다 먹어치웠다. 분위기 없는놈... 영화같은데 보면 팝콘먹다가 손이 겹치는 애틋한 장면도 연출되는데.. 먹어보라 소리도 한마디 안했다. 독한놈. 이럴줄 알았으면 두개를 사는 건데 그랬다.

백수 : 그녀가 지금 내옆에 앉아있다. 뭔말을 하고 싶은데 할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괜히 팝콘만 주섬주섬 주워먹었다. 이거 디게 맛없네.. 이런 걸 이천원이나 받아쳐먹는단 말여..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웃는다. 머쩍어서 따라 웃었다.

만화방아가씨 : 이다음 장면이 찡한 장면인데 그녀석 표정은 과연 어떨까..?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 하하. 사내자식이 징징짤려고 한다. 씩 그녀석이 나를 쳐다봤다. 이런 장면에서 내가 웃으니까 이상하다는듯 갸우뚱거린다. 좀 머쓱하구먼..

백수 : 너무 찡하다. 눈물이 날려고 한다. 흠흑.. 그녀도 지금 눈물이 나려할까..? 한번 쳐다봤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쿡쿡거리다가 흠칫 놀라 스크린으로 눈을 돌렸다.내가 징징거린게 저 찡한 장면을 완전히 압도해 웃겼나보다. 쪽팔려라.. 사내는 우는게 아닌가 보다.

만화방아가씨 : 이녀석 그때도 느꼈지만 여린 면이 많은거 같다. 내가 눈시울지었던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징징거릴려고 했다. 나올 때 손수건을 말없이 건냈다. 근데 눈물 닦으라고 준건데.. 이녀석이 자기 뒷주머니에다 넣어버린다. 체면에 달라고 할 수도 없고.. 비싼 건데.. 하지만 별로 아깝지는 않다

백수 : 그녀가 이쁜 손수건을 나에게 주었다. 무슨 의미일까..? 비싸 보인다. 고히 간직하겠다고 속으로 말하고 주머니에 넣었다. 다음에 더 좋은 걸루 사다가 선물해야겠다.

만화방아가씨 : 영화가 끝났다. 그녀석이 스테이크 먹으러 가잰다. 돈도 없는게.. 영화가 생각보다 길었다. 시간도 10시가 거의 다되어 간다. 이시간에 무슨 스테이크하는 데가 있다고... 근처에 그럴싸한 찻집이 있다. 다음에 스테이크 사라고 그러고 정아쉽다면 차나 한잔하자고 했다.

백수 : 그녀 스테이크 사줄려고 아버지가 숨겨논 10만원 꽁친 거 그냥 갖다넣어두게 생겼다. 차나 한잔 하자구 그랬다. 흠 그것두 좋지. 영화끝나자마자 집에 간다고 그럴까 봐 가슴 졸였는데.. 조용한 찻집에서 그녀와의 대화. 드디어 그녀와 나와의 공유된 기억을 갖게 되는건가..

만화방아가씨 : 찻집 안에서 별말 없이 너그러운 시간이 간다. 무슨 말을 할까..?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분위기는 좋은데 아직 그녀석과 나는 어색한가 보다. 만화방 올 때 잘해줄 걸 그랬나..?

백수 : 뭔 말을 해야 하나.? 하지만 이렇게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도 너무 기분이 좋다. 주위에 연인들이 하나도 안부러운 건 그녀가 내 앞에 있기 때문이지. 조명등 하나하나가 그녀를 위해 빛나는 별빛같다. 자꾸 가슴이 떨려오는 것도 내 앞에 그녀가 날 위해 앉아있기 때문이지. 잔잔히 흐르는 음악 한음한음이 그녀를 위해 떨리는 내마음 조각 같다.

만화방아가씨 : 저 녀석이 왠지 분위기를 잡는거 같다. ... 그녀석 내가 자기보다 한살 많은 걸 알고 있을까..? 그래서 혹시 연상의 여인 좋아해 본 적 있냐고 물어보았다.

백수 : 왠 흥을 깨는 소리.. 난 연상에 대해서는 이성의 감정이 전혀 안든다고 딱 잘라 말했다. 솔직히 어릴쩍에는 옆집 누나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 시련이 너무 컸다. 그 뒤부터는 하루만 연상인 여자도 이상하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만화방아가씨 : 뭐야 이녀석 기껏 만나줬더니 연상은 안된다고...? 내가 자기보다 한살 많다는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일부터 만화방에 안나오게 되는건 아닐까? 백을 뒤져 다이어리를 집어 테이블 위에다 놓았다.


 


 

백수 : 다이어리를 꺼내 놓는다. 무슨 의밀까.? 저속에 그녀의 일상이 기억되어 담겨있을까? 보구 싶다. 좀 봐도 돼냐고 물어볼까..? .....

만화방아가씨 : 다이어리보고 침은 왜삼키냐..? 보여달라면 보여주께... 반응이 없다. 그래서 다이어리 안에 면허증 끼워놓은 곳을 펼치며 사진이 맘에 안드네.. 그녀석 들으라고 혼잣말을 했다.

백수 : 앗 그녀사진이다. 기회다. 면허증 최근에 땄냐고 물어봤다. 나는 딴지 오래되었다며 어떻게 바뀌었는지 한번 봐도 돼냐고 물어보았다.

만화방아가씨 : 역시 이녀석은 내 의도대로 잘 따라온단 말이야.. 보여줄 목적으로 펼친건데... "싫어요.."

백수 : 하기야 내가 무슨 애인이냐? 근데 싫다면서 면허증을 뽑아서 주는 건 무슨 의밀까..? 일종보통..! 사진 잘나왔네 뭐.. 이쁘기만 하다. 한참동안 그녀의 사진만 뚫어지게 보았다.

만화방아가씨 : 이녀석 반응이 신통찮다. 뭔가 기대되지 않는 말이 나올꺼 같다.

백수 : 주민등로번호가... 뭐야 진짜 한살 차이잖어..? 그래서 27살이 아니냐고 물어봤다.

만화방아가씨 : 그거 눈치채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냐..? 실망한 눈빛이다. 만으로는 25살이에요.. 참 생일이 지났으니까 지금은 26살이네요..히히 아마 제가 연상인거 같죠..?

백수 : 연상..? 아까 그래서 연상 뭐라 그랬나..? 그게 무슨 상관이냐 그녀는 단지 그녀일뿐이다. 나이가 무슨상관이랴.. 음 멋있는 말같군.. 한살차이라... 한살차이면 좋지....울아부지하구 울엄마두 한살 차인디.. 미소가 스민다. 내가 말 안하고 가만히 있자 그녀가 나한테도 면허증있냐고 물어봤다. 참내 그린카드다. 지갑을 뒤져 보여주었다. 한 오년전 사진이라 제법 핸섬한거 같다.

만화방아가씨 : 2종보통.. 어머. 진짜 나보다 한살이 많네... 저 녀석 내가 생각하는거 보다 상당히 내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 거 같다..

백수 : 잠자리에 들었다. 과연 오늘 잠이 올까..? 지윤씨를 만화방에 데려다 주었을때.. 힘내세요 준용씨라고 내게 말해 줬다. 가슴이 찡했다. 오늘 영화에 나온 여주인공보다 훨 이쁘다. 우리 지윤씨가... 잘 자요 지윤씨 낼봐요~~

만화방아가씨: 그녀석이 나보다 한살많다. 완전한 백순줄 알았는데 .. 보이는 것처럼 시간만 죽이는 녀석은 아닌가보다. 고민이 많았다. 흠.. 지금 그녀석을 생각하며 일기를 적구 있다. 그리고 내일이면 다시 그가 만화방으로 달려오겠지..

만화방아가씨 : 그녀석하고 많이 가까워 졌다. 하루하루 그녀석이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아직 약간은 어색하지만 이제 제법 그가 나한테 말을 건다. 쥐포도 구워주고..만화책 정리도 해주며 만화방 일을 도와준다. 그리고 손님이 아무도 없을 때면 음악을 틀어놓고 같이 앉아 만화책도 봤다. 옆에서 킥킥거리는 녀석이 점점 사랑스러워진다. 백수면 어때, 같이 만화방하면 되지 이런 생각까지 든다, 이제는...

백수 :그녀하고 점점 거리가 가까워짐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그녀 앞에서 더듬거리던 말솜씨도 제법 멋있는 말도 할 줄 아는 화술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리고 손님이 없을 때면 그녀가 틀어놓은 음악을 들으며 같이 앉아 만화책을 보며 웃을수도 있게 되었다. 옆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점점 내마음을 고백하고 싶다. 그치만 난 여전히 백수다..

 

(6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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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머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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