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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사랑이야기 4

백조의 사랑이야기 2009. 6. 4. 07:59

만화방총각: 그녀의 어두운 모습을 보아서일까? 아침에 무척이나 감상적이 되었다. 밖으로 나가 만화방문을 열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 아침공기가 차다. 들어와 소설을 쓸려고 공책을 폈다. 읽어보니 참 유치하단 생각이 든다. 어제쓴 부분은 모두 줄로 그어 버렸다. 그리고 옆에 시 하나를 적었다. 제목은 꿈의 정경이었다. 공책을 덮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혜지씨가 만화방간판을 흔들고 있었다. 내가 인사를 하니 깜짝 놀라는 표정이다. 그녀가 인사를 하고 급히 저 방향으로 가버린다. 그쪽에 집이 있나보다. 뛰어가는 뒷 모습이 귀엽다. 그의 한손에는 쌀봉지가 들려있었고 다른 한손에는 초코파이 한상자가 들려 있었다. 자취하나보다. 아빠가 올때쯤 먹을거 좀 많이 가져오라고 해야겠다. 혜지씨한테도 나눠줘야겠다. 내가 그래도 고용주 아닌가. 오늘 정경이는 음반점을 열지 않을것이다. 그녀는 카돌릭 신자였으니까. 오후에 혜지씨가 발랄한 모습으로 출근을 했다. 같이 앉아 이야기하고 싶은데 아직 어색한 느낌이 든다. 집이나 갔다와야겠다. 그래 아빠나 어머니 올때까지 기다릴것 없이 내가 가면되지 뭐. 멀지도 않다. 혜지씨한테 보조열쇠를 주며 오늘은 아무래도 여기 못 올것 같다고 그러고 가고싶을때 집에 가라고 했다. 처음부터 너무 믿는게 아닌가 싶지만 오래전부터 봐온데로라면 착하고 정직한 여자같았다. 나갈 채비를 하고 만화방문을 나서는데 혜지씨가 어디가냐고 물어보았다. 집에 간다고 그랬다. 아빠와 어머니가 반갑게 날 맞이했다. 아버지사업은 아임에프에도 불구하고 잘되나보다. 만화방 답답해서 못해먹겠다고 아빠한테 그러니까. 그것도 일종의 경영수업이라며 곧 아빠회사에 취직시켜 준다고 그랬다. 참내 그럴걸 왜 입사원서는 그렇게 많이 사와서 날 낙방의 고통 속에 몰아넣은걸까? 딴회사 취직시켜놓고 기밀문서같은걸 빼내오게 할려고 그랬나?. 경영 수업은 학교에서 우수하게 배웠다고 그러니까. 실전은 다르다고 했다. 내가 힘든거 같이 보였을까? 아빠가 차(car: 카)한대 사줄까 그러셨다. 나가지도 못하는데 차는 무슨... 그냥 내일 먹을거나 많이 싸달라고 했다. 엄마한테 아버지보고 아빠라고 그랬던거 때문에 야단 맞았다. 내가 삼대독자라 아빠. 아니지 아버지와 난 친구처럼 지내왔었다. 엄마는 4남1녀의 둘째라서 그런지 나한테 아버지처럼은 대하지 않았다. 다른 가정하고 비교한다면 엄마는 아빠같고 아빠는 엄마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난 아빠보다 엄마가 무섭다.

백수아가씨: 아침에 또 쌀이 떨어졌다. 일요일이라 아빠가 출근을 안하셨다. 엄마의 쌀 떨어졌다는 소리에 아빠는 본능처럼 냉장고문을 열더니 박카스한병을 꺼냈다. 그리고 한손은 냉장고 위 초코파이상자속으로 갔다. 초코파이가 손에 안잡히자 아빠는 입맛을 다셨다. 죄송해라. 아빠 어제 제가 마지막 남은 초코파이 먹어버렸어요. 엄마가 오천원을 손에 집어주었다. 쌀사오라는 소리겠지. 밖으로 나가는 날 아빠가 불러 세웠다. 삼천오백원을 주신다. 겟투담배 한갑하고 초코파이한상자값이다. 물품을 다사고 집으로 오는데 만화방문이 열려 있다. 일요일인데 아침일찍 문을 열었다. 이병신 만화방. 다시 '신'자를 잡고 흔들어 보았다.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갑자기 뒤에서 "안녕하세요."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만화방아저씨다. 도둑이 제발 저렸을까? 많이 놀랐다. 그냥 인사만 답하고 바로 집으로 달렸다. 쌀을 든 쪽이 훨씬 무겁다. 한쪽으로 자꾸 기운다. 집쪽으로 도는 골목에서 결국 넘어졌다. 아픈거보다 주위에 누구 없나부터 살펴보았다. 다행히 아무도 없다. 쪽팔림이 가시고나니까. 넘어질때 다친 무릎이 무척아팠다. 엄마가 굶어죽일 작정이었냐며 늦었다고 구박을 했다. 그 소리에 아빠는 천장만 쳐다보고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아빠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쳤을것이다. '신이시여. 저여자가 진정 내 마누랍니까?' 난 속으로 이렇게 외쳤다. '하늘이시여. 저분이 진정 우리 친엄마 맞나요?' 오후에 만화방에 출근을 했다. 출근이라는 말이 좀 이상하다. 이병씨가 날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날씨가 흐린게 비나 눈이 내릴거 같다. 이병씨는 또 어딜간다. 어제도 그랬지만 외출때 그의 모습은 한마디로 죽인다. 자기방으로 들어갈때와 나올때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 누구처럼 칠대삼가르마도 아니고 단정한 스포츠머리다. 외출할때의 옷을 보니 상당히 고급 메이커다. 여자가 생겼나? 조심스레 어디가냐고 물어보았다. 그가 그냥 웃으며 집에 간다고 그랬다. 호호. 조금 안심이 되네. 근데 내가 왜 그한테 이끌려 가는 느낌이 들까? 퀸카라 자부했는데...열쇠를 주며 집에 가고싶을때 가라고 그랬다. 날 믿는다는 증거다. 기분 괜찮은데... 오늘도 그 낯익은 녀석은 오지 않았다. 오전으로 시간대를 옮겼나? 밤 아홉시가 되었다. 슬슬 정리를 했다. 자꾸 손님이 들어오는데 다 돌려보냈다. 열시쯤 되어 만화방문을 닫았다. 밖으로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야 첫눈이다. 너무 신난다. 이런 날은 아이스크림을 먹어야지. 수퍼에 가서 아이스크림 사가지고 집으로 오는데 만화방 앞에 누군가 섰다가 다시 걸어가는 어깨에 상자를 맨 녀석을 보았다. 낯이 익은 뒷모습이다. 그녀석이다. 어디 갔다오는 걸까? 그와 제법 거리를 두고 걷고 있는데 여기서 들릴정도로 '우쒸'를 남발하고 있다. 무슨 기분나쁜 일 있나? 첫눈오는데 기뻐해야지. 가다가 바닥에 쌓인 눈을 걷어찬다. 그 녀석이 우리집방향과 반대방향의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그 골목과 우리집쪽 골목이 만나는 지점에서 그를 한참동안 쳐다봤다. 미끄러운 눈길에 한쪽엔 큰가방을 메고 다른 한쪽엔 상자까지메고 그기다가 발로 눈까지 차가면서도 넘어지지 않고 잘도 간다. 저 골목 어딘가에 저녀석이 사나보다. 난 겨우 쌀한봉지의 무게 때문에 넘어졌는데.. 그녀석 뒷모습이 참 정겹게 느껴졌다.

자취생: 어제의 장거리여행피로 때문일까? 아침에 못일어나겠다. 대출의 유혹이 바다 파도처럼 밀려온다. 아버지의 공부열심히하라는 당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요 아버지 일어날께요. 일어나니 아주 낯설게 먹을게 많다. 아침에 고기 구워먹은게 몇달만이냐? 학교 가는데 눈이 소복히 쌓여 있다. 어제 내가 지나온 길이 보기싫게 자욱나 있었다. 고기 먹은거 때문에 학교강의실서 수업받다가 잤다. 우리과 유일의 여학생뒤에서... 참 신기하다. 일어나니 교수도 바껴있었고. 앞에 여학생도 없다. 펼쳐있던 책을 넣고 다른 책을 꺼냈다. 출석에 답하고 또 잤다. 한참 잘 자고 있는데 친구녀석이 깨웠다. 다음 수업은 강의실을 옮겨야 된다. 수업이 빨리 끝났다. 친구가 밥먹으러 가자고 했다. 교내식당에서 밥탈려고 줄서고 있는데 이쁜 여학생이 지나갔다. 친구가 나를 툭 치더니 "저 여자 졸라 이쁘지 않냐?" 그런다. 이쁘네. 친구한테 물었다. 너 도서관 가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뭐냐고? 도서관에는 레포트 빌리러 가는 경우가 제일 많다고 그랬다. 내 친구다운 답이다. 아. 맞구나.. 불쌍한 공대생들. 드디어 유머시리즈에 올랐다. 학교를 파했다. 내일부터는 수업도 별로 없다. 오늘 수업시간에 잔거 때문에 아버지께 미안한 맘 금할 길 없다. 만화방에 누가 아르바이트 하는지 궁금했다. 달려갔다. 만화방 간판밑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요즘 자주 넘어져서 적응이 되었나? 별로 아프지 않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낙법을 연마했나보다. 주위를 둘러 보았다. 혹시 그녀가 이 쪽팔리는 상황을 보지나 않았나해서다. 다행히 그녀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옆에 지나가던 아줌마가 다큰놈이 쇼한다는 식으로 웃고 지나쳤다. 상관없다. 하루 이틀 쪽팔고 사냐. 그녀의 모습이 보고싶다. 시간도 그녀가 자주 만화방 들리는 시간이다. 만화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만화방을 먼저 둘러 보았다. 그녀가 없다. 아직 안왔구나. 고개를 돌려 카운터를 보았다. 어라? 나의 그녀가 왜 저기 앉아 있지? 그 아저씨는 어딜간거야? 떨리는 맘으로 그녀와의 첫대화가 이루어졌다. "주인 아저씨는 어디 갔나요?" "예..." "아가씨는 거기서 뭐 하는데요?" "만화방 봐요" 무뚝뚝한 여자네. "아가씨가 왜 만화방 보는데요?" "취직했어요."라며 나를 뚜러지게 쳐다보았다. 아 그녀가 아르바이트생이구나. 휴 다행이다. 아직 연마되지 않은 날라차기 더 연마할 수 있겠다. 시간 티켓을 받아 자리로 갔다. 만화방에 온통 남자들 뿐이다. 더군다나 여러놈의 시선이 여기로 향하고 있다. 으아악 안돼.. 더 큰일이다. 이 많은 놈들을 상대로 모두 날라차기를 보여줘야 한단 말이냐. 차라리 카운터 보는 사람이 제비같은 놈인게 낫겠다. 만화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작전을 세우고 앞으로 더욱더 노력해야겠다. 카운터에 앉아 있는 그녀가 오늘은 더 예뻐보이면서 불안하다.

만화방총각: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이 온통 하얗다. 어머니가 먹을걸 싸놓으셨다. 그리고 힘들지만 참고 견더보라 하셨다. 아침에 아버지차를 타고 만화방으로 왔다. 아버지는 차안에서 내내 내손을 잡고 계셨다. 이 대목은 우리아빠차는 기사가 있다는걸 나타낸다. "아빠. 담에 또 갈께." 그러고 아버지께 인사를 했다. 아버지는 건강조심해라는 말과 함께 회사로 출근을 하셨다. 만화방문이 잠겨있다. 만화방앞 간판밑에는 깨끗하게 눈이 쌓여있다. 담배를 물고 하늘을 보았다. 아직 흐리다. 날씨도 꽤 춥다. 정경이 생각이 난다. 그녀는 눈을 참 좋아했는데... 그리고 겨울을 가장 사랑했다. 한때는 스키장에도 같이 갔었다. 눈위에다 내가 그녀이름을 그리면 그녀는 그 이름 뒤에다 '이는 이병이를 좋아해'라고 그려주었던 기억이 생각난다. 훗. 소복히 쌓인 눈위에다 그녀이름 한번 써보았다. 그리고 바로 발로 꼬옥밟아 이름을 지웠다. 문을 열고 만화방으로 들어갔다. 만화방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카운터에는 하얀 봉투 세개가 있었다. 한봉투에는 지폐가 있었고, 다른 한봉투에는 은색동전이 또다른 한봉투에는 구리빛동전이 들어있었다. 구리빛 동전봉투에 혜지씨의 글로 보이는 10시에 집에 갑니다. 오늘 번 돈입니다. 라고 짤막하게 적혀 있었다. 장부에는 깨끗하게 빌려간 책들이름이 정리되어 있다. 야! 이아가씨가 날 감동시키네... 옷을 갈아입고 카운터에 앉았다. 카운터밑에 숨겨논 공책을 꺼내어 소설을 쓸려고 했다. 하지만 또 정경이에 대한 시와 내마음 몇자만 적고 말았다. 그리고 최혜지란 이름도 작게 적었다.

백수아가씨: 만화방에 출근을 했다. 만화방 간판 밑의 눈쌓임이 유독 반들하다. 누가 밟아 놓았다. 미끄럽겠다. 조심해야지. 이병씨는 내가 오자 보던 공책을 덮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또 어디를 갔다. 참 대화하기 힘드네. 만화방을 보고 있는데 밖에서 쿵소리가 났다. 누군가 눈에 미끄러져 넘어졌나보다. 아까 반들하게 밟아놓은 간판밑이 의심스럽더니만 결국 한명 넘어졌구나. 조금 뒤 낯이익은 녀석이 만화방을 뛰쳐 들어왔다. 저녀석이 넘어졌나보다. 바보같은놈. 뭔가 따지듯 나한테 말을 걸었다. 이녀석쯤이야 튕굴수 있는 배짱이 아직 남아 있다. 최대한 무뚝뚝하게 답을 해주었다. 머리를 긁적이더니 시간표를 끊어갔다. 그녀석 시간표에 지금시각보다 30분정도 후의 시각 으로 적어주었다. 근데 이녀석이 빨리 나갔다. 시간표를 보니 겨우 오분봤다. 돈받아 말아? 실제 시간을 적용해 40분의 값을 받을까? 그냥 300원만 내라고 했다. 이상하다는 듯 300원을 내고 또 머리를 긁적인다. 잘가라.

자취생: 도저히 안되겠다. 집에가서 작전을 세워야겠다. 이런 늑대들 소굴에 그녀를 홀로 두고 나온다는게 마음이 아프지만 여기서 한가하게 만화책볼때가 아니다. 40분을 봤는데 10분 값만 내라고 그랬다. 시간표를 보니 정말 들어온지 10분밖에는 되지를 않았다. 아직 초보라 시간을 잘못 적었나보다. 천이백원을 낼려고 했는데 굳이 그녀가 10분값만 받았다. 만화방을 나왔는데 아까 넘어졌을때 날보고 웃었던 아줌마가 20킬로그램 쌀봉지를 들고 가고 있었다. 그 아줌마가 날보며 무겁다는 듯 애처로이 날 쳐다보았다. 아까 날보고 웃었던거 때문에 못 본척 할려고 했는데... 내가 워낙 착하다보니. 어쩔수 없었다. 들어줘야겠다. 내가 들어줄테니 어디가냐고 물어보았다. 그 아줌마가 그말을 기다렸다는 듯 저기 저골목으로 가면 된다고 그랬다. 우리집과는 반대방향의 골목이다. 집안에까지 들어다 주었다. 아늑한 분위기의 집이다. 그 아줌마가 무척 고맙다며 나보고 착한 학생이라고 그랬다. 당연하쥐. 그리고 박카스 한병과 초코파이를 먹으라며 주었다. 내가 고맙다고 그러고 몇마디 했더니만 억양이 경상도 사람같네 그러셨다. 그 아줌마도 한때 경상도에서 살았다고 했다. 아직 난 서울말이 능숙지 않나보다. 몇마디 좀 길게 말하면 꼭 고향이 어딘지 물어보는 사람이 생긴다. 그 집을 나오는데 베란다 빨래걸이에 옷가지 몇개와 부라자 세개가 걸려있다. 눈왔는데 안에서 말리지. 에고 야해라. 한개는 좀 크고 두개는 그것보다는 작고 세련되어 보였다. 이집에 딸이 있나보다.

만화방총각: 혜지씨한테 만화방을 맡겨놓고 이틀전처럼 정경이의 음반점앞으로 가보았다. 그때처럼 정경이는 카운터에 앉아 있다.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춥다. 아직 눈의 주검들이 낙엽 위에 썩지않고 존재하고 있다. 추워서 나도모르게 음반점에 들어가고픈 용기가 생겼다. 음반점으로 들어갔다. 정경이의 시선을 피하며 음반을 찾았다. 또롯토시디를 들추면서 유식한척 "바그너의 지게우너웨젠을 찾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녀가 웃으며 "혹시 지고이네르바이젠아네요? 그건 독어라 그렇게 읽어야하는데..."라고 말한다. 조금 쪽팔린다. 고개를 그녀한테 돌렸다. "어머? 너 이병이 아냐?" 그녀가 날 알아보며 반가워했다. 다알고 찾아왔으면서도 난 애써 우연인것처럼 가장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난 취직은 못하고 여기서 멀지 않는 곳에 도서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혼한 것을 알고 있지만 모르는척 결혼생활에 대해 물었다. 이혼했다고 순순히 말했다. 얼굴을 무겁게 바꾸고 사정을 물어보았다. 그냥 성격차이라고만 말했다. 그냥 성격차이라...? 멀지 않는곳에 있으니 시간나면 다시 놀러오겠다고 인사하고 만화방으로 돌아왔다. 만화방에는 다른날보다 손님이 많다. 대부분 이근처 대학생들같았다. 손님들 많은건 혜지씨 영향이 큰거 같다. 아버지힘 안빌리고 내돈으로 책낼수 있을거 같은 느낌이 팍온다. 오늘 정경이도 만나고 장사도 잘되고 기분이 좋다. 혜지씨의 모습은 언제나 밝다. 그리고 몰랐는데 상당히 미인이다. 그래서 왠지 옆에 있기가 쑥스럽다. 웃으며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솔직히 힘들진 않을것이다. 오늘은 그만 가보고 내일보자고 했다. 그녀는 나 없을때 손님들 들어온거에 대해 설명해 준다. 그녀가 집으로 갈려고 하는걸 잠시 불러 세웠다. 먹을거 싸온거. 잠깐 기다리라 해놓고 집에서 싸준 음식과 과일들을 그녀에게 나눠주었다. 힘들더라도 꿋꿋하게 생활하라는 말도 해주었다. 혜지씨가 갸우뚱거리더니 잘먹겠다며 받아갔다. 그래 자취생들한테는 먹을거 주는게 제일 좋은 선물이지. 그녀가 나가고 얼마 안있어 만화방손님들이 떼거지로 나갔다. 만화방에는 이제 다섯명도 안남았다. 그리고 잠시뒤 그 만화무지하게 좋아하는 녀석이 들어 왔다. 손에는 비닐봉투가 뭔가 푸짐하게 담겨 있는듯 들려있다. 그가 나를 아래위로 한번 촉었다. 그의 모습은 재밌다.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주었다. 그가 내 인사를 받더니 여기 있던 아르바이트생은 어디갔냐고 묻는다. 집에 갔다고 그랬더니 약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들고 있던 비닐봉투를 나한테 맡겼다. 아까 내가 혜지씨한테 준양보다 훨씬 많은 음식과 과일들이다. "아저씨도 좀 드시고 여기 아르바이트하는 아가씨한테도 나눠주세요. 안녕히 계세요."그리고 쏜살같이 밖으로 나가버렸다. 어라. 혜지씨 아무래도 어렵게 자취생활하나보다. 여기저기서 도와줄려고 하는걸 보니. 저녀석 혜지씨 친군가보다. 그래 저녀석 계속 혜지씨하고 같은 시간에 그녀의 옆에서 만화책을 봤었지... 별말이 없길래 모르는 사인줄 알았는데.. 오늘은 기분이 맑다. 정경이와도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었고 만화방수입도 늘었다. 기분좋게 소설이나 쓰자.

백수아가씨: 손님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래도 힘들진 않다. 이병씨는 저녁무렵에 돌아왔다. 오늘도 별 말 안하고 집으로 가란다. 상당히 무뚝뚝한 남정네다. 엄한 집안에서 자랐나보다. 집에 갈려는데 이병씨가 먹을걸 이만큼 싸준다. 먹을거 주는건 좋은데 왜 힘들더라도 꿋꿋하게 살라는 당부를 했을까? 내가 백순걸 아나보다. 좀 씁쓸하군. 봉지안을 보니 나한테 제법 도움이 되겠다. 숨겨놓고 나만 먹어야겠다. 또 엄마가 아침부터 쌀사오라고 하면 한번쯤 배째라 그래야겠다. 집에 갔더니 엄마가 왠일로 20킬로짜리 쌀가마니를 하나 사다 놓으셨다. 20킬로짜리는 들고오기도 그렇고 배달도 안되는데... 어떻게 들고 왔을까? 착한 총각이 조금 거들어주었다고 했다. 훗. 또 엄청 불쌍한 표정지으시며 그 총각을 쳐다보았나보다. 우리어머니... 엄마께서 빨래걷어오라고 시켰다. "엄마! 제발 내 브래지어좀 보이는데 말리지마!" 오늘밤에는 과일로 간식도 먹고, 기분이 좋다. 날씨가 엄청추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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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머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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